박영순 구리시장 당선자 “다음 기초선거땐 정당공천 없앴으면”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같지만 그만큼 주변과 화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31개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구리시장에 당선된 박영순(사진) 후보는 개표가 끝난 1일 오전 다소 상기돼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마지막 관선 시장을 지낸 뒤 1기 지방선거에 출마해 낙선하고 2기 당선, 3기 낙선, 4기 당선이라는 그의 역정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날 당선도 극적이었다.

당초 개표가 시작되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크게 앞서 나가 낙선이 확실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정을 넘겨 1일 오전 1시경에는 표차가 1000표 안쪽으로 바짝 따라붙은 뒤 우세지역 투표함이 열리면서 결국 오전 3시경 역전에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개표 초반에는 낙선할 것 같아 지지자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박 당선자는 고구려 유적과 조선시대 유적을 바탕으로 구리시를 역사 도시로 변모시키고 △지하철 8호선 연장 △외국어고 설립 △테마 꽃 공원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도내 유일한 여당 시장이라 경기도나 인접 시군에서도 오히려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경우 정당 공천을 배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1966년 목포고를 졸업한 박 당선자는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몸담았다가 1975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 조약국과 스페인대사관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부친의 뜻에 따라 1979년 내무부로 옮긴 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을 거쳐 관선 구리시장 등을 지냈다.

구리=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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