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6]광주시장 후보 공약 FINE지표 심층분석

  • 입력 2006년 5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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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장 선거는 현 시장인 민주당 박광태 후보가 상당한 지지율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조영택 후보,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 한나라당 한영 후보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의장이 “광주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며 당력을 집중했으나,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은 더구나 이원영 의원의 ‘5·18 질서 유지군’ 발언과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부산정권’ 발언 파문에 시달렸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은 사무총장의 공천헌금 수수 파문의 악재에서 다소 벗어난 듯하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 서울대 교수)는 24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는 박광태 조영택 후보의 3대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지표에 근거해 평가했다.》


■ 조영택 후보 “영어타운 신설”

재원조달 방안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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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조영택 후보에 대해 “오래전부터 정치를 준비해 온 사람이란 느낌이 들 만큼 감각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행정고시(13회)에 합격한 뒤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한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상황 대처가 여느 정치인 못지않게 능수능란하더라는 이야기다.

TV 토론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이자 현 시장인 박광태 후보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뛰어난 언변과 정책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국정 현안과 각종 갈등 사안을 아우르는 국무조정실의 수장을 한 것이 다른 장관 출신 정치인에 비해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게 캠프의 자체 분석이다.

대학 재학 시절이던 22세에 행시에 합격하고 34세 때 전국 최연소 군수(전남 장성)로 발탁됐다. 경기 의정부시장 등 지방관을 두루 지내고 행정자치부 차관까지 지낸 경력을 강조하며 ‘일 잘하는 광주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정작 광주에서 근무한 적은 없다. 조 후보 측은 “중앙정부에 있으면서 호남고속철 조기 건설과 서남해안 개발사업, 전남 무안 기업도시 시범사업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 수립을 주도해 왔다”며 “누구보다 광주를 위해 일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21세기 첨단경제도시 건설’ ‘광주문화중심도시 완성’ ‘교육 제일 도시 추구’ 등 조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지역주민의 반응성은 높았으나 실현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후보에 비해 공약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내용이 많아 재원 조달 방안과 시간 계획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조영택(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전남 완도(55) ▽학력=연세대 행정학과,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경력=국무조정실장, 행정자치부 차관 ▽재산=17억2909만 원 ▽병역=육군 이병

■ 박광태 후보 “재활병원 건립”

투자대비 효율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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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 후보는 조재환 당 사무총장이 공천헌금 4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 며칠 뒤인 지난달 25일 광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시민에게 사과하며 당을 비판했다. “과거에는 후보들의 결함이나 부족함을 중앙당이 감싸줬는데 요즘은 후보의 경쟁력을 당이 오히려 까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박 후보는 시장 재임 4년 동안 광주가 2년 연속 제조업 생산증가율과 수출증가율이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총수출액이 71억8000만 달러나 돼 경제 규모가 훨씬 큰 부산을 제쳤다는 점을 자랑한다. 광주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주장. 박 후보는 그런 실적을 바탕으로 ‘믿음직한 경제시장’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원래 경제와는 거리가 먼 정치인 출신이다. 1969년 조선대 법정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1980년대에는 야당 지도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였고, 14대부터 16대 총선까지 광주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리더십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지만 지난해 미국의 한 공항에서 1시간이 넘게 몸수색을 당한 뒤 “반미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하는 등 좌충우돌의 이미지도 있다.

그가 내건 공약 중 국립장수과학연구소 유치와 ‘발광다이오드(LED) 밸리’ 조성 사업은 지역 주민의 반응성과 실현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연장이라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효율성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장애인 재활전문병원 건립 공약도 투입 비용 대비 효과 등을 따지는 효율성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광태(민주당) ▽출생지(나이)=전남 완도(63) ▽학력=조선대 법정대 ▽경력=광주광역시장, 14·15·16대 의원 ▽재산=11억4646만 원 ▽병역=육군 하사

■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 “장애인 고용 5%로 확대”

가난한 농부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중학교 졸업 후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 유리공장 직원, 중소기업 사환, 공사판 잡부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야간고등학교에서 주경야독한 끝에 27세에 대학에 입학했지만 얼마 안 가 학생운동으로 구속됐다. 출소 후에는 재야 활동을 했고 1987년 이후에는 특히 지역 노동운동에 집중했다.

그의 공약은 소외계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하기 좋은 광주’는 시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복지 교육 환경 부문의 공공서비스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서민복지 광주’ 정책은 사회복지 재정을 30%까지 늘리고 공공 부문에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5%로 높이겠다는 내용. 이들 공약은 지역 주민의 반응성에서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받았으나 실현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오병윤(민주노동당) ▽출생지(나이)=전남 화순(49) ▽학력=전남대 국어교육과 3년 제적 ▽경력=전남대 총학생회장,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위원장 ▽재산=1260만 원 ▽병역=육군 병장

■ 한나라당 한영 후보 “재래시장 물류센터 설치”

한영 후보는 한나라당의 유일한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라는 특이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공천은 아니지 않으냐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한 후보 측은 “광주가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며 “이 지역에서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한나라당 지지층을 발로 찾아가겠다”고 말한다.

그는 전북 출신이지만 1970년대에 전남도와 광주시에서 과장급 공무원을 지냈다. 공직을 그만둔 뒤에는 대한어머니회 광주연합회 회장을 지내는 등 광주지역에서 사회단체 활동을 꾸준히 했다. 한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빛고을 실버타운’ 조성, 각종 행정조직에 여성 참여비율 의무화, 광주 교육특구 추진, 재래시장 상인을 위한 통합무료물류센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영(한나라당) ▽출생지(나이)=전북 임실(65) ▽학력=전남대 정치학과 ▽경력=광주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전남대 총동창회 부이사장 ▽재산=36억8560만 원 ▽병역=해당 없음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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