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부친 방한

  • 입력 2006년 5월 15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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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橫田 滋·73) 씨와 남동생 데쓰야(橫田 哲也·37) 씨가 요코다 씨의 남편으로 확인된 납북 고교생 김영남(金英男·당시 16세) 씨 가족을 만나기 위해 15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반경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요코다 씨는 "김영남 씨 가족을 만나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같기 때문에 서로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남 씨 가족에게 메구미의 어린 시절 얘기를 해주기 위해 어렸을 때 사진도 가지고 왔다"면서 "함께 손을 잡고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에서 납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만큼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인 납북자 가족들과 협력해 납북피해자 구조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구미 씨의 동생 데쓰야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 가족의 심정"이라며 "북한이 사망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아직 누나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히로시마에서 누나와 함께 초등학교를 다니며 수영장에 함께 갔던 기억이 난다"며 "영남 씨 가족과 함께 납북 피해자 송환을 위해 노력해 누나를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영남 씨의 어머니 최계월(82) 씨, 누나 영자(48) 씨 등과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열리는 '납북자 송환 및 특별법 제정 촉구 대회'에서 만날 계획이다.

이들이 만날 때 1977~1978년 홍도와 선유도 등지에서 북한에 납치된 고교생 이민교(당시 18세) 최승민(당시 17세), 홍건표(당시 17세) 씨 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메구미 씨는 중학생이던 1977년, 김영남 씨는 고교생이던 1978년 북한으로 납치됐다. 이들은 1986년 결혼해 이듬해 딸 김혜경(19) 양을 낳았다. 북한 측은 메구미 씨가 1994년 자살했다고 밝혔다.

한편 요코다 씨의 이날 방한에는 일본의 납북자 가족 모임인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가족 연락회' 마쓰모토 테루아키(增元 照明) 사무국장과 '북한에 의한 피랍자 가족 연락회' 니시오카 쓰토무(西岡 力) 부회장, 납치피해자 가족인 히라노 후미코(平野 富美子) 씨 등이 동행했다.

이들은 김영남 씨 가족과 만나기 앞서 16일 오전 납북자가족협의회와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납북자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17일 오전 11시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와 면담한 뒤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이종식기자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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