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장, 盧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서 “장관 7, 8명 차출” 건의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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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청와대 만찬 회동을 계기로 5·31지방선거에 출마할 여당 광역단체장 후보 진용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현직 장관의 지방선거 차출 문제가 핵심 의제였다. 정 의장은 7, 8명의 장관 차출이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이 중 오영교(吳盈敎) 행정자치, 오거돈(吳巨敦) 해양수산, 이재용(李在庸) 환경부 장관 등 3명은 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중으로 예상되는 2차 개각에서는 3, 4명의 장관이 교체될 전망이다.

충남지사 후보에 올라 있는 오영교 장관은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개인 신상 문제라 답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애매하게 말했으나 이미 출마 채비에 나섰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오거돈 장관은 최근 기자와 만나 “부산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부산시장에 출마할 뜻을 분명히 했고 이 장관도 19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그러나 정 의장이 차출을 요청한 일부 장관은 출마 의사가 분명하지 않아 이날 회동에서도 결론이 나지 못했다. 정 의장은 회동 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혀 100%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측은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혀 거취가 유동적인 상황. 역시 경기지사 후보에 올라 있는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은 22일 해명자료를 통해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으나 당 측의 차출 요구가 거세다.

광주시장과 경남지사 후보로 각각 거론되는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 박홍수(朴弘綬) 농림부 장관은 23일 “출마할 뜻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정 의장은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의장 측은 이날 강 전 장관에게 최고위원직까지 제의했으나 “아직 결론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또 MBC 간판 앵커인 엄기영(嚴基永) 씨를 강원지사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강원지사 출마를 준비해 온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이광재(李光宰) 의원을 당 기획위원장에 임명하기로 하는 등 내부 교통 정리까지 했다. 그러나 엄 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인으로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하는 내가 어떻게 바로 갑자기 나갈 수 있겠느냐. 나갈 의향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정 의장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재원 문제와 관련해 “근로소득자와 영세소득자의 부담을 늘리지는 않겠다. 세출 구조조정과 조세 형평성 제고를 통해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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