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비판한 탈북자 19% “말조심 협박 받아”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코멘트
한국 정부나 북한 정권을 비판한 새터민(탈북자) 5명 가운데 1명이 정부 관계자에게서 “말조심하라”는 주의나 협박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趙永晃)가 26일 발표한 ‘국내 탈북자의 인권상황 개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새터민의 16.2%가 한국 사회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인권위의 의뢰를 받은 국제평화전략연구원은 새터민 500여 명을 설문 조사하고 50명을 심층 면접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국 정부나 북한 당국,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쓴 적이 있는 새터민 가운데 19%는 정부 관계자에게서 말조심하라는 주의 또는 협박을 들었고 18.2%는 정착 지원금과 생계 보조비 등을 지원받는 데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새터민의 73.7%가 가족 월평균 수입이 1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했으며 이들 가운데 가족 월평균 수입이 50만 원 미만인 사람은 41.3%였다. 경제적으로 잘산다고 생각한다는 새터민은 2.2%에 불과했다.

새터민들은 정착 과정에서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7명이 직장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응답했고 승진에서도 차별을 받는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새터민 학생 가운데 절반은 탈북 사실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며, 약 20%는 새터민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새터민들은 새터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새터민을 보는 한국 사회의 시각 변화, 취업난 해소, 국내 적응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 대안학교 설립 등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