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회담, 역사인식 평행선·30분 내내 냉랭

입력 2005-11-19 03:05수정 2009-10-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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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부산 APEC 정상회의 중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시간은 30분에 그쳤다.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된 20분보다 10분 정도 늘었지만 노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가진 미국, 중국 등 정상과의 회담에 비하면 크게 짧다.

노 대통령은 전날(17일) 경북 경주시에서 만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는 4시간, 16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는 5시간 넘게 자리를 함께했다. 19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및 만찬 시간도 3시간이 넘는다.

이날 한일정상회담은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7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다시 참배해 한때 정부가 이번에 양 정상의 회담을 열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을 만큼 냉랭한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 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래 이번 회담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기회에 간단한 면담을 갖기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본격적인 회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담 분위기도 썩 우호적이진 않았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고이즈미 총리의 생각을 선의적으로 해석하려고 해도 우리 국민이 결코 그것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가 말한 3가지(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육, 독도 문제)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우성(丁宇聲) 대통령외교보좌관은 ‘더는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전에도 나왔지만 일본이 자꾸 사과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 정상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해선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우리로선 북핵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회담 참가국인 일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적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외교적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노 대통령에게 “북-일 수교와 (일본인) 납치, 북핵은 모두가 일본에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이날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당분간 한일관계는 관계 개선을 위한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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