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비판을 음모라 강변해서야"

  • 입력 2005년 9월 29일 12시 16분


코멘트
윤평중 교수자료사진 동아일보
윤평중 교수
자료사진 동아일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지식인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강준만 전북대 교수에 이어 29일에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가 조 수석 비판에 합류했다.

윤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에 쓴 칼럼 ‘지식인과 권력’을 통해 “날 선 비판에 앞장서던 사람이 자신에 대한 고언을 참지 못하고 비판을 악의와 음모의 소산이라고 강변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칼럼에서 조 수석을 ‘권력 의지에 불타는 지사적 참여 지식인’으로 단정했다.

그는 “조 수석이 예리한 정치현실 진단으로 성가를 날리던 정치학 교수에서 지사적 권력참여 지식인으로 변신하더니 좌충우돌하고 있다”며 “원래 비판과 성찰을 싫어하는 권력과, 권력 참여 지식인들의 권력중독 현상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국가대계를 크게 그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중대한 공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런 지식인의 치명적 문제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라며 “원래 지식인은 이론으로 세계를 재단하면서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지사적 권력 참여 지식인들의 경우 그 증상이 너무 심해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극단적 권력중독 현상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속속 권력에 합류한 지사적 참여 지식인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이는 성찰과 비판이라는 지식인의 존재이유를 거역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배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또 한국 철학계의 1세대로 불리는 열암 박종홍(1903~76) 선생을 예로 들며 “열암은 출세나 치부, 명예를 위해 권력에 투신하지 않고 이론과 실천을 결합해 국가대계에 봉사하려 했다”며 “사리사욕적 권력 획득을 위해 자신의 전문성을 기꺼이 매매하는 해바라기 지식인의 존재나 그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진부하다”고 조 수석을 비꼬았다.

한편 강 교수는 28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께'라는 칼럼을 통해 조 수석의 ’지식인의 정치참여 윤리’를 문제 삼았고, 조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남들이 쓴 글을 짜깁기 해서 비판을 했다”며 강 교수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 윤평중 한신대 교수 ‘지식인과 권력’ 전문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