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동포들 보니 이젠 대통령 해도 되겠다 생각”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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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오후(현지 시간)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2003년 했던 걱정은 고비를 넘겼다”며 “어렵게 한 단계 한 단계 좋은 방향으로 와서 상당히 희망을 가질 수 있는데 누가 굳이 판을 깨기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제60차 유엔 총회 고위급 본회의(유엔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뉴욕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관해 “처음 참여정부가 들어섰을 때 특히 미국에 계신 분들이 ‘노 대통령 성깔 있는 사람인데 사고 내지 않을까’ 걱정 많이 했고, 어떤 분은 제가 좀 미워서 ‘저 사람 사고 낼 것이다’라고 했다”고 회고한 뒤 “한미관계는 지금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어떠하냐도 중요하지만 10년 전, 5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져 가느냐와 달라져 가는 방향이 중요하다”면서 “점차 상호적인 협력관계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보면 대통령 못 한다는 말이 있어 걱정이 많은데 이렇게 해외에서 동포들 만나면, 또 직접 국민을 만나면 그렇게 미워하는 것 같지 않다”며 “여러분 뵙고 활짝 웃고 나면 마음이 놓이는 게 ‘대통령 해도 되겠다’고 생각된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와 관련해서도 “한국 동포들은 동포들끼리 도와서 집단 수용시설에 있지 않고 가정에 있다는 보도를 보면서 불행 중에도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후(한국 시간 15일 오전) 유엔 총회 본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21세기 국제질서와 유엔 개혁 등에 대한 한국의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는 172개국 정상 중 27번째로 기조연설을 한다.

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강대국과 약소국, 중견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존하며 함께 이익을 누리는 공동 번영의 질서 구축을 강조하고 유럽연합(EU)을 동북아 질서의 모델로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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