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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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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단계 4차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14일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과의 양자 회담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김 부상은 6자회담의 합의문에 경수로 건설 문제를 포함시킬 것을 원했으나, 힐 차관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은 이번 회담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경수로 건설은 안 된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따라서 북한이 이 같은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회담은 벽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오늘 (북한과의) 회담이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는 의미다.
김 부상은 이날 힐 차관보에게 북측이 요구하는 경수로가 어떤 성격인지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북측이 원하는 것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공사를 중단한 함경남도 신포의) 경수로 건설 재개인지 아니면 새로운 다른 경수로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수로를 만드는 데 10여 년이 걸리고 20억∼30억 달러의 돈이 든다”며 한국이 제안한 200만 kW의 대북 전력 지원은 2년 반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북한 에너지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어느 나라도 경수로에 돈을 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영변 흑연감속로에 대해서도 “(이것이) 전등 하나 밝히는 데 사용된 적이 없다.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됐을 뿐이다”라며 “북한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경수로 건설 요구가 ‘협상용’에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면 이번 회담이 한 발짝도 전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미는 15일 양자협의를 다시 가질 예정이다.
한편 북한과 일본은 14일 오전 1시간 20분 동안 양자협의를 갖고 북핵 문제 외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및 북-일 국교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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