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만표출? “백두산 관광權 현회장에 준것 아니다”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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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현대에 백두산 관광권을 주신 거지, 자기(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에게 준 것이 아닌데…. 이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수 있겠구먼.”(북측 관계자)

13일 오후 5시 28분, 평양에서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취재하는 공동취재단은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 보내왔다.

순간 사무국에 모여 있던 50여 명의 기자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북한이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의 교체를 문제 삼아 현대의 금강산 관광객 규모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백두산 관광 협상마저 거부하는 미묘한 상황에서 북측 관계자가 민감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1시간 20분 뒤 공동취재단은 “오후 5시 28분 직통전화 팩스로 전송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통일부 공동취재단의 기사가 아님을 밝혀드립니다”라는 메모를 보내왔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기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데다 북한 하급 관리의 말을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했지만 누가 이 발언을 했는지와 정확한 기사 취소 경위가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한편 북한이 현대아산에서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는 개성관광사업을 롯데관광에도 제의한 것으로 이날 밝혀졌다.

롯데관광 이순남(李順男) 이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내 롯데관광 본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최승철 부위원장이 8월 말 평양에서 열린 ‘2005 평양오픈골프대회’ 참관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김기병(金基炳) 롯데관광 회장에게 ‘개성관광사업을 해 보는 게 어떠냐’고 구두로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현재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수익성이 있는지를 따져 보고 있으며 수익성이 없다면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서 조만간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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