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엔 오빠부대가 없습니다” 北인사들, 조용필씨 환대

  • 입력 2005년 8월 2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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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연을 위해 22일 전세기 편으로 방북한 조용필 씨(오른쪽)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입구에서 환영 나온 호텔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SBS
단독 공연을 위해 22일 전세기 편으로 방북한 조용필 씨(오른쪽)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입구에서 환영 나온 호텔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SBS
가수 조용필(趙容弼·55) 씨가 ‘광복 60년 SBS 특별기획―조용필 평양 2005’ 공연을 위해 22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에서 남한 가수의 단독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2002년 이미자(李美子) 씨 공연에 이어 두 번째.

공항에 마중 나온 이종혁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온다 온다 하면서 꽤 늦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오빠부대가 없습니다”라며 반갑게 맞았고, 조 씨는 “감사합니다. 빨리 공연장에 가서 리허설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조 씨는 숙소인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유경 정주영체육관으로 이동해 무대와 조명을 살폈다. 이번 평양 공연 무대는 조 씨가 5월부터 서귀포 등 월드컵경기장을 순회하며 펼쳐온 ‘2005 필 앤드 피스’ 투어 콘서트의 무대를 그대로 가져온 것. SBS는 이번 공연을 위해 5t 트럭 28대 분량의 무대장치와 발전차 5대 등을 17일 배 편으로 미리 보냈다.

조 씨는 “생각보다 무대가 좁은 듯하고 객석과 거리가 가까워 조금 염려스럽지만 오늘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면 제대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 공연을 위해 조 씨는 ‘그 겨울의 찻집’ ‘한오백년’ 등 자신의 히트곡 20여 곡과 북한 노래 100곡을 듣고 직접 고른 ‘자장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리’ 등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조 씨는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안내원에게 ‘혹시 내 노래 알아요’라고 물어 보았더니 ‘모나리자’라고 대답하더라”면서 “‘돌아와요 부산항에’야 워낙 유명한 노래지만 ‘모나리자’라고 대답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조 씨는 북측 인사들의 반응을 고려해 방북 전 구상했던 레퍼토리에 ‘허공’과 ‘모나리자’ 두 곡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고려호텔에서 이종혁 부위원장,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 김정호 문화예술총연맹 중앙위원장, 안경호 6·15 북측 준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만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 씨와 윤세영(尹世榮) SBS 회장, 이미경(李美卿) 열린우리당 의원, 심재철(沈在哲) 한나라당 의원 등 함께 방북한 남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조 씨의 평양 공연은 23일 오후 6시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 관객 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공연은 당일 오후 8시 55분부터 SBS를 통해 방송되며 북한 조선중앙TV로도 녹화방송될 예정이다.

평양=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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