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입원 이틀째…金비서실장 “국정원 도청발표 의도 없다”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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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오후 폐렴 증세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경 병원에 도착해 10분간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쾌유를 바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변영욱  기자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오후 폐렴 증세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경 병원에 도착해 10분간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쾌유를 바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변영욱 기자
11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이틀째 입원 중인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20층은 전날의 긴박한 상황에 비해서는 다소 평온을 되찾은 듯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입원 첫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틀째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지만 이날 오후부터는 열이 내리는 등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鄭南植)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DJ 와병’을 둘러싼 정치권의 신경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청와대의 쾌유 기원=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을 보내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김 실장은 오후 2시부터 10분 동안 김 전 대통령을 문안해 “최근 국가정보원 불법 감청(도청) 사건과 관련한 시중의 음모설은 사실이 아니고, 일체의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이 보낸 난(蘭)도 전달됐다.

김 전 대통령은 “고맙다는 말씀을 노 대통령께 전해 달라”고 화답했다. “식사는 잘 하시느냐”는 김 실장의 물음에는 “잘하지 못한다. 폐에 세균이 침입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낮 12시 20분경 병실을 찾아 50분가량 머물다 돌아갔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입이 없다. 예전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즘엔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때 비서실장을 지낸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과 안주섭(安周燮) 전 경호실장의 병문안도 직접 받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이날 오후 병문안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퇴원 후 보자”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유승민(劉承旼) 비서실장을 통해 난을 보냈으며, 휴가 중인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12일 문병할 계획이다.

▽청와대-민주당 공방=청와대는 이날 민주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일일현안점검회의 브리핑에서 “국정원의 발표 내용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DJ)가 도청을 지시했다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왜 그렇게 흥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우리는 절대 흥분한 일이 없으며 사실과 논리를 갖고 의문을 제기할 뿐이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과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도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전여옥 대변인이 “노(盧) 대통령이 노(老) 대통령을 입원시켰다”고 힐난하자 전병헌 대변인은 “한 언론에서 전여옥 대변인의 입은 ‘섬뜩한 흉기’라고 표현했는데 정확한 것 같다. 전 현직 대통령 간 이간질을 일삼고 전직 대통령의 건강까지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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