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6~8개 위협수준 美 1만350개와 맞먹어” NYT

  • 입력 2005년 5월 9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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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핵무기는 5200개. 비축분까지 포함하면 1만350개다. 북한은 6∼8개쯤 될 것이라는 추정이 많다. 핵무기 수만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天壤之差)다. 그러나 위협감은 비슷하다는 게 8일자 뉴욕타임스의 결론이다.

이 신문은 그 이유를 탈냉전시대의 핵무기 정치학에서 찾고 있다.

탈냉전시대에는 ‘핵 광기(狂氣)’가 핵 공포의 크기를 결정한다.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거나 테러리스트에게 팔 수 있다는 광기를 어떻게 심어주느냐에 따라 공포감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핵무기 저장소’의 크기로 국제무대에서의 힘과 권위가 결정되던 냉전시대의 논리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런 관점에서라면 북한의 핵무기 6∼8개가 미국의 핵무기와 맞먹는 위력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핵무기의 95%를 수중에 갖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에 절절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썼다.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 실험에 나서서 1개를 사용한다면 보유 핵무기 가운데 10% 이상을 실험용으로 써버리는 셈. 그러나 핵 실험이 성공하면 나머지 핵무기의 ‘정치적 무게’를 높여주기 때문에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실효성 없는 6자회담에 매달리느라 공화당 정부가 북한에 핵무기 개발시간만 주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북한의 핵무기가 1, 2개뿐일 때는 실험용이나 수출용으로 쓸 여력이 없었겠지만, 6∼8개가 되면 ‘잉여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의미가 된다. 잉여 핵무기는 곧바로 실험 또는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8일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6개의 핵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IAEA의 추산이냐’는 질문에 “그것이 우리의 추정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은 동아시아의 안보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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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루거 미상원 외교위원장“러 북핵문제 해결 적극참여”

리처드 루거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8일 러시아가 북한 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 중임을 보여 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루거 위원장은 이날 CBS TV의 일요 대담프로인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러시아 대사가 ‘이제는 (북핵 6자회담에 참가하는) 6개국이 다시 만날 때’라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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