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퇴임후 첫 訪美]한미관계 이상說… 언급수위에 촉각

  • 입력 2005년 4월 2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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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미국 아시아재단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24일 오후 출국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미는 퇴임 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출국 직전 인천공항 휴게실에서 환송 나온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및 재임 시절 각료들과 만나 특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처럼 어려운 여행은 처음”이라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1994년 방미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해 북핵 위기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던) 그때와는 환경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북한에도 이롭지 않으며 일단 6자회담에 나와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박 7일간의 방미 기간 중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며 아시아재단과 샌프란시스코대, 스탠퍼드대 등 3곳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미래 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그가 이번 방미 기간 중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 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한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북한 핵 문제의 해법 등을 둘러싸고 한미관계의 이상 징후설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DJ는 8일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 등 새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해 ‘동북아 균형자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그 직후 불거져 나온 ‘DJ의 숨겨 놓은 딸’ 보도와 관련해 민주당 한 대표 등 동교동계 일각에서 “DJ의 영향력 약화를 노린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여권으로선 부담이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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