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마녀사냥식 친미인사 매도 우려”

  • 입력 2005년 4월 19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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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외교 “균형자 역할 가능”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친미적 사고 방식’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1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답변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김경제 기자
潘외교 “균형자 역할 가능”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친미적 사고 방식’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1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답변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김경제 기자
여야는 1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친미적 사고 방식’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는 미국이다. 힘이 있어야 균형자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균형자론을 주장하면 자칫 한미동맹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문제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한 법”이라며 NSC 수뇌부의 외교안보 전문성 부족을 비판했다.

이에 반 장관은 “오해가 있다. 물리적인 세력 균형 차원의 균형자론이 아니다”며 “동북아에서 화해 평화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경제력과 국력을 활용해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뭐 하러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도 다 나왔던 동북아 화해 평화 번영 추구 얘기를 반복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오래된 꿈과 비전이다. 이런 문제를 정쟁의 화두로 삼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의 최성(崔星) 의원은 “한미 공조는 중요하나 한국과 미국의 국익은 다르다. 국적 있는 자주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친미적 사고 방식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이성권(李成權) 의원은 “대통령의 이분법적 발언 때문에 과거 친북적 사고 방식의 사람이 마녀사냥의 대상이 됐던 것처럼, 친미적 사고를 지닌 사람이 무조건 나쁘게 취급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통외통위에선 정부가 최근 유엔 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도 논란이 됐다.

열린우리당 정의용(鄭義溶) 의원은 “정부가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해서만 이중 잣대를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대외정책의 신뢰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 장관은 “한반도의 분단 등 특수한 상황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이중 잣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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