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통령이 나서는 건 국익에 도움 안돼”

  • 입력 2005년 3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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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는 이해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대일(對日) 강경 노선을 천명한 데 대해 “대통령이 외교전의 선봉에 설 경우 국익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외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도광양회(韜光養晦·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에 바탕을 둔 중국의 외교 정책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는 없는지, 옳은 길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도 “갑작스럽게 일본의 백기 항복을 요구하는 듯한 접근 방식은 사태 해결이나 한일 우호관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도 “국민들은 시원하게 생각할 것이며 우리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대통령은 최후의 국면 조정자로서 세련되게 발언해야 하며, 외교를 국내 정치 돌파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국민정서를 의식한 듯 노 대통령 발언을 적극적으로 성토하지는 않았다. 대신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의 대일 외교 엇박자를 겨냥했다.

강 원내대표는 “외교통상부는 독도 문제에 소극적인데, 대통령이 느닷없이 강경포를 쏘아대는 것을 보면 국정운영시스템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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