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신행정도시 반대 농성장 방문했다가 ‘뭇매’

  • 입력 2005년 3월 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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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가 1일 신행정도시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국회 농성장을 찾았다가 “대권욕을 갖고 사안에 접근한다”는 비난을 들었다.

박 대표는 이재오(李在五) 의원 등 일주일째 농성 중인 의원들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슬기로운 판단을 해 달라”며 법안 추인을 에둘러 당부했다.

이에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소속의원 119명 중 46명이 찬성했다고 당론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라며 “당이 국민의 뜻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느냐. 국민은 바지저고리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행정도시 이전은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이는 결국 대표의 대권욕에 기인한 것이라 본다”며 “법안을 4월로 안 미루면 의원직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박 대표가 자리를 뜬 직후 찾아온 손 지사가 “이 문제로 나라가 너무 갈라져 있으니 조금씩 물러서서 화합하자”며 법안에 찬성 입장을 밝히자, “광화문에서 만나 수도이전 반대를 외친 기억이 나지 않나. 원칙을 지켜라”고 다그쳤다. 그는 “이번 일로 손 지사가 수도권에서 완전히 가버렸다. 지사라는 사람이 나라를 생각하지 않으면 대권 꿈을 접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오 의원은 “국민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너무 부족했으니 법안을 4월 임시국회로 넘기고 여론수렴 기간을 한 달 주면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법안 처리 유보를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행정도시 이전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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