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내 말대로 하면 집권한다”

  • 입력 2005년 1월 24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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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씨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법’이라며 한나라당에 몇 가지를 충고했다.

그는 23일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컬럼에서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은 반대하는 사람을 끌어오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개혁입법’통과에 한나라당이 앞장서고 △객관적으로 괜찮다는 평이 있는 사람을 골라 쓰면서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면 집권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보법 폐지와 관련해 “개성에서 만든 냄비로 김치찌개를 끓여 먹고 북한 여자 응원단이 서울에 와서 남한 총각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시대”라면서 “보수 꼴통의 표가 아쉬워서 국보법 폐지를 못한다면 뼈다귀만 남은 국보법 끼고 백년천년 소수당으로 살아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보법 폐지 얘기만 나오면 기절해 자빠지는 김용갑 의원을 비롯해 이철우 의원이 간첩활동을 하고 있다고 국회의사당에서 거짓말을 늘어놓은 주성영 의원을 비롯한 3인방(나머지 한 명은 정형근 의원을 가리킨 듯)은 당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세상에 비밀이 없고 더러운 과거는 주체 못할 무거운 짐이다. 친일문제를 비롯한 군사독재 시절의 온갖 죄악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면서 “빨리 정리 할수록 한나라당에는 이롭다”고 주장했다.

그가 충고한 두 번째 ‘비법’은 “인재를 가려 쓰라”는 것.

그는 “한나라당에 인재가 많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며 “머리만 좋고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머리가 나쁜 인간만도 못하고 오히려 세상에 해만 끼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문 얘기만 나왔다 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질 줄 모르는 정형근 의원님, 노동자의 친구라면서 노동자 아니면 죽고 못 살 것 같던 강경파의 기수 김문수 의원님, 지역감정 하면 반드시 선두 자리에 모셔야 할 허태열 의원님, 노무현 대통령의 관한 것이면 거의 물 불 안 가리고 이를 가는 전여옥 대변인님” 등 을 거론하며 이런 사람들은 중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전여옥 대변인에 대한 깊은 적의를 드러냈다.

그는 “전여옥 대변인의 입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친다”면서 “애정을 담으면 죽인다는 소리를 해도 미움이 덜 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어쩌면 그렇게 증오를 담아 대변인 논평을 내는가.대변인이란 직책은 상대당의 증오심만 자극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계속해서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혐오감을 자아내는 대변인이 과연 바람직한 대변인 상이냐”며 “나는 전 대변인으로 해서 한나라당이 이득을 본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그는 원희룡 의원과 고진화 의원에 대해서는 “이런 사람이 한나라당을 대표한다면 국민들도 괜찮은 눈으로 볼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지역갈등을 부추겨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표는 영남표 뿐”이라고 단언하며 “어떻게 해서라도 집권해서 장관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은 염원이 있는 한나라당 사람은 과감하게 행동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지역감정 선동 전과가 있는 인물은 당선가능성이 있어도 절대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며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갈등 해소와 관련해 특별히 박근혜 대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갈등의 원인제공자가 박정희 군사정권이기 때문에 박 대표가 온몸을 던져서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표가 엄청난 저항에 쓰러질 수도 있지만 옳은 자에게는 항상 국민의 지지 따랐다”며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것도 대의와 명분을 소중하게 여기는 후보는 국민이 버리지 않는다는 진리를 증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재자의 딸로 불리는 박 대표가 아버지의 어두운 그림자와 대비되는 여성의 부드러움과 여성의 몸으로 지역갈등이라는 격랑을 헤쳐 가는 모습은 국민들의 뜨거운 감동을 불러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글 말미에“나는 천기를 누설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것이다. 이것은 열린우리당 당원으로서 해당행위다”고 밝힌 뒤 “그러나 지역갈등 해소는 내가 15년 긴 세월동안 지지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염원이자 나의 비원이기도 하다”는 말로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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