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의 선택은… 黨 선진화작업-민생 챙기기 주력

  • 입력 2005년 1월 10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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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직개편을 하루 앞둔 10일 박근혜 대표가 국회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11일 당직개편에서 박 대표의 향후 당 운영 기조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영한 기자
한나라당 당직개편을 하루 앞둔 10일 박근혜 대표가 국회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11일 당직개편에서 박 대표의 향후 당 운영 기조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영한 기자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새해에는 어떤 노선을 택할까.

요즘 한나라당 내에서 이런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 말 이후 박 대표의 궤적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여당과의 4개 쟁점 법안 협상에서 드러난 기조대로라면 박 대표의 노선은 정통 보수에 가깝다. 당시 박 대표는 온건파인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의 여야 협상 결과에 대해 노골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국가보안법과 신문법의 협상 전략을 놓고는 소장파의 핵심인 남경필(南景弼) 정병국(鄭柄國) 의원 등을 맹비난했다.

그런 박 대표가 요즘 온건노선 쪽에 다시 관심을 보인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퇴진론을 공개 피력한 영남 보수 중진들을 직접 말린다는 것. 경남의 한 재선 의원은 “얼마 전 박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그래도 김 원내대표가 임기를 제대로 마쳐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의 입장 변화는 그가 추진 중인 당 선진화 프로젝트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새로운 보수의 모델을 제시하며 2007년 재집권을 위해 당을 선진화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만큼 강경보수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이미지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득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 대표가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 대표는 올해 들어 택시운전사와의 만남, 지진해일 피해국 노동자와의 만남, 동대문상가 심야 방문 등 한달에 걸려 소화할 강행군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10일 자신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새해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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