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김정일 사진은 왜 비맞으면 안될까?

  • 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52분


Q=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은 왜 김정일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비에 젖는다며 걷었을까.

A=김일성 김정일의 형상이 들어간 모든 것을 철저히 보위해야 한다고 규정한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 3조 6항을 어기면 처벌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범하면서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를 하나의 목표로 잡았던 자유주의연대가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자는 취지로 책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북한의 진실’(시대정신 간, 1만원·사진)을 최근 펴냈다. 시중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 책은 북한의 식량난, 사회, 체제, 인권 실상, 탈북,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26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돼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식량난으로 굶어죽은 북한 사람은?’ ‘최소 27만에서 최대 300만에 이른다.’ 최대치는 황장엽 씨의 증언과 시민단체 ‘좋은 벗들’의 탈북자 면접조사 결과에서 나온 것이고, 최소치는 ‘북한에서 1995∼98년 간 27만여 명이 아사(餓死)했다’고 발표한 1999년 통계청 발표가 근거다.

아울러 ‘무상 의료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북한의 병원과 진료시설은 전국적으로 57개소 밖에 없고, 시설과 약품도 30년 이상 된 것이 많다’, ‘주민들은 거주지 반경 40km 이내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그 경계를 넘어 가려면 여행증명서가 필요하다’, ‘평양에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가 있지만 평양에서 살았던 탈북자들도 잘 모르고, 큰 절에 사는 승려들은 노동당 간부나 공작원 출신이 대부분이다’ 등 우리가 잘 몰랐거나 혹은 무관심했던 사실들을 알려준다.

이 책의 내용은 탈북자들에 대한 면접조사와 북한 인권 및 기아대책 운동을 하는 국내 비정부기구(NGO)들의 실태조사, 해외 인권단체들의 보고서 등을 토대로 했다.

세 저자 중 한 명인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은 “오늘날 북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좌우 이념 대립이라기보다는 ‘진실과 거짓의 문제’에 가깝다”며 “이 책이 북한의 실상에 대한 관심을 대중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책으로 ‘신(新) 북한바로알기 캠페인’을 시작한 자유주의연대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통일방안을 다룬 또 다른 책과 대중강좌인 ‘북한바로알기 아카데미’를 준비 중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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