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김 의장에 직권상정 촉구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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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장을 지낸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이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연내에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개혁과 민생법안을 직권상정하고, 민주적으로 표결처리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28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kn.or.kr)에 쓴 ‘김원기 의장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통해 “과반수 집권여당이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현실은 민주정치와 의회정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연내에 못한다면, 내년에는 더 못하고 결국 개혁입법은 좌절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개혁입법이 좌절 된다면 국회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은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민생개혁입법을 직권상정하고 표결처리를 한다면 김 의장은 역사에 남는 국회의장이 될 것”이라며 “그 길만이 국회가 살고, 민주주의가 살고, 나라와 민족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글머리에 “우리는 신당추진위원장으로서 횃불을 높이 들고 이끄신 분을 국회의장으로 모실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며 “개혁입법의 통과를 당당히 선포하는 자랑스러운 국회의장의 모습을 뵙기를 고대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김 의장이 대화의 정신을 존중하고 타협의 능력을 발휘해 온 정치역정을 걸어온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 또한 의회주의에 반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 야당을 상대로 하늘이라도 움직이려는 지극정성으로, 충분히 기다리며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야당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한나라당은 의장님의 대화와 타협정신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4자회담 내내 보인 한나라당의 지연전술은 의장님의 단독처리 불가원칙을 악용한 반(反)대화적, 반(反)의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김원기 의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전문

“연내에 민생개혁입법을 직권상정하고,민주적으로 표결처리 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김원기 의장님,그동안 조용히 말씀드리던 것을 이젠 세상의 목소리와 함께 촉구하려 합니다.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1300여명의 절규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의장님의 집 앞에까지 켜진 촛불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악법에 고통 받고 스러진 영혼들의 넋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지금 우리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천신만고 악전고투 속에 신당을 만들고 국민 앞에서 과반수를 달라고 호소하며, 여러분의 표를 값지게 쓰겠다고 약속드린 것은,이제까지 의석이 모자라 할 수 없었던 오래된 과제들을 개혁적으로 구성된 새 국회에서 비로소 해결해 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신당추진위원장으로서 횃불을 높이 들고 이끄신 분을 국회의장으로 모실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개혁입법의 통과를 당당히 선포하는 자랑스런 국회의장의 모습을 뵙기를 고대했습니다.

존경하는 김원기 의장님,

현역 정치인 중 누구보다 대화의 정신을 존중하고, 타협의 능력을 발휘해 오신 의장님의 정치역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의장님은 이미 13대 국회 때,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시며 폐지 일보 직전까지 이루어 내신 일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 완성하지 못한 일을 지금은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주저하십니까?

4자회담까지 열린우리당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의회주의에 반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 야당을 상대로, 하늘이라도 움직이려는 지극정성으로, 충분히 기다리며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외길만이 남았습니다. 원칙대로 가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와서도 대화와 타협이라는 명분아래 국회가 멈춘 채 있게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의장님께서 의도하시는 대화와 타협은 아닐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의장님의 대화와 타협정신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4자회담 내내 보인 한나라당의 지연전술은 의장님의 단독처리 불가원칙을 악용한 반(反)대화적, 반(反)의회적 행태인 것입니다.

과반수 집권여당이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현실은 민주정치와 의회정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내에 못한다면, 내년에는 더 못합니다.

결국 개혁입법은 좌절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회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은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의장님 그만하면 너무 충분히 기다리신 것입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의장님의 결심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그만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개혁과 민생법안을 직권상정하시고 민주적으로 표결처리 해 주십시오.

그 길 만이 역사에 남는 국회의장이 되시는 길입니다.

그 길 만이 국회가 살고, 민주주의가 살고, 나라와 민족이 사는 길입니다.

2004. 12. 28

국회의원 신 기 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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