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재계 ‘화해무드’…‘경제주력’ 발언에 ‘긍정평가’ 화답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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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단체 대표들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기대감이 실린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최근 경제회생과 실용주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새해를 앞두고 정부와 재계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은 올해 해외 순방과정에서 누구보다 많은 ‘교육’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강 회장은 또 “이전에 대통령이 너무 말을 많이 한다는 생각에서 ‘말을 1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나중에 보니 이는 대통령의 ‘오너 정신’ 때문”이라며 “걱정이 되니까 조목조목 짚어가며 더 얘기를 하는 것으로, 기업으로 치자면 사장의 오너 정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21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자선음악회에 참석해 “올해 해외에 가는 곳마다 강 회장님을 만났으며 정도 들었고 존경심을 느낀다”며 강 회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재계의 쓴소리’로 통하는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 같으면 (쓴소리를 한 뒤) 다음날로 우리 회사에 ‘뭐가’ 쳐들어 올 텐데 어떻게 이렇게 얘기를 했겠는가”라며 “참여정부 들어 노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없앤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으며 이는 피부로 쉽게 못 느끼지만 좋아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순방 이후 노 대통령이 기업을 많이 이해하고 생각이 확실히 바뀐 것 같다”며 최근 노 대통령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용구(金容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역시 16일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니며 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결심도 단단히 한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말만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 경제정책에 ‘다걸기(올인)’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기업인 A 사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의 문제로 올해 정부와 극심한 마찰을 빚었던 재계가 경제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대통령이 ‘발언 따로 실천 따로’ 식으로 움직였던 올해와 달리 진심으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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