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김동식목사 납북, 北공작원-조선족이 주도”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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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국가정보원은 2000년 1월 중국 옌지(延吉)에서 발생한 김동식(金東植·사진) 목사 납북 사건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3명과 조선족 6명 등 9명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이뤄졌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정원은 당시 사건에 가담한 조선족 공작원 류모 씨(35·구속)와 탈북자 체포 임무를 수행했던 보위부 공작원 출신 탈북자 이춘길 씨(가명)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구본민·具本敏)는 류 씨를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 및 형법상 납치·감금 등 혐의로 11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 씨는 2000년 1월 16일 북한 공작원과 조선족 등 8명과 함께 옌지에서 김 목사를 차량으로 납치해 북한 당국에 넘긴 혐의다.

납치 당시 김 목사는 옌지에서 보육원 겸 선교센터인 ‘사랑의 집’을 운영하면서 탈북아동들인 이른바 ‘꽃제비’ 30여 명을 보살피고 있었다.

검찰은 류 씨에 대해 “조선족인데 북한에 포섭돼 공작금과 지령을 받고 보위부 소속 공작원으로 활동했다”며 “중국에서 탈북자 10여 명을 납치해 북한으로 압송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류 씨는 2001년 8월 또 다른 공범 이모 씨(34)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막노동판 등에서 일하며 지내다 공안 당국의 수사망에 포착돼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범 이 씨 등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시 사건에 가담한 조선족 4, 5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들 중 남한 국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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