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법사위 막말대결

  • 입력 2004년 12월 3일 15시 20분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둘러싸고 3일 국회 법사위의 여야 대결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민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있으며 열린우리당은 공청회가 끝난 뒤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청회 도중인 오후 2시20분경 한나라당 소속인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정회를 선언하면서 "전체회의 속개 시간은 간사끼리 협의하라"고 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왜 시간을 안 정하느냐. 이 자리에서 속개 시간을 협의하라"며 최 위원장을 막아선 뒤 "도망가지 마라. 나가려면 사회권을 포기하고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일부 여야 의원들이 공청회장으로 몰려와 최 위원장을 중심으로 잠시 몸싸움을 벌이며 "회의 속개해", "왜 도망가는 거야", "위원장한테서 손 떼"라는 막말을 서로 주고받았다.

특히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위원장을 막아선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에게 "술 드시고 들어와서 왜 이러느냐"고 공격했고 이에 열린우리당 김영춘 김현미 의원 등이 "술 안 먹고 술 먹은 것 같은 사람이 누군데"라고 반격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도 빚어졌다.

결국 여야 대치 상태에서 여야 간사가 협의해 오후 4시30분 전체회의를 속개해 공청회를 다시 하기로 합의했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폐지안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서면으로 법사위에 제출해 놓은 상태이며 한나라당은 그러나 "동의안에 변경 사유가 없다"며 동의안의 효력을 문제 삼고 있다.

이목희 의원은 여야 간사 협의가 끝난 뒤 공청회장 앞 복도에서 "개새끼", "공안검사 하던 새끼들이", "정권의 개 노릇하던 새끼들이 무슨 양심이 있다고"라며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난번 법사위에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발언으로 제출하고 다른 의원이 재청한 것도 상정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또 최연희 위원장이 이날 갑작스럽게 정회를 선언하고 속개 시간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사회권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만약 속개 시간인 4시30분에 위원장이 공청회장에 들어오지 않으면 사회권 포기로 간주하고 내가 사회를 맡겠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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