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의 전통에 따라 화려한 의전으로 유명한 영국 국빈방문은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한국 국빈방문 답방 성격으로 처음 추진됐다.
DJ는 14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1993년 5개월간 영국에서 머물렀던 인연 때문에 대통령 재임 중 영국 국빈방문을 고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열매는 차기 대통령인 노 대통령의 몫이 됐다. 평소 "DJ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말해온 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 DJ의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셈.
영국 국빈방문 공식환영식에서 노 대통령은 기마근위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 41발의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왕실 마차를 타고 버킹검궁에 들어설 예정.
장엄한 국빈행사 때문에 많은 국가원수들에게 영국 국빈방문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영국 왕실은 1년에 2차례로 이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딸 정연(靜姸)씨가 한동안 주한 영국대사관에 근무한 적이 있는 등 영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일본 캐나다 영국 등 세 나라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1993년 영국 방문은 영국 외무성의 초청으로 이뤄진 유일한 공적 목적의 방문이기도 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영국에 있던 DJ를 찾아가 인사를 했고,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된장찌개를 끓여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비엔티안=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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