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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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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14편의 논문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10여년간 이승만 연구에 몰두해 온 유영익 연세대 국학연구원 석좌교수의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거시적 재평가’다. 유 교수는 이 논문에서 여러 분야에 걸쳐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평가했다.
우선 정치인으로서 이승만은 미소 양대국의 타율적 신탁통치 대신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권위를 빌어 남한에 자율적 민주정부를 수립했으며, 한국을 동아시아 유일의 미국식 대통령제 국가로 만들었다. 외교가로서의 이승만은 유엔이 인정한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정통성을 확립했고, 6·25전쟁 발발 후 미국의 즉각적 군사개입을 실현시켰으며, 무엇보다 1953년 한미방위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이후 한국 번영의 기초를 닦았다.
군사가로서 이승만은 애초 미국의 방위선에서 제외됐던 한국에 미국의 대규모 군사원조를 유치함으로써 65만명이라는 한국 역사상 최대의 상비군 체제를 구축, 한국을 아시아의 군사강국으로 변화시켰다. 경제면에서 이승만은 1950년 농지개혁을 단행해 토지자본을 산업자본으로 전환시켰고, 1958년 신설된 산업개발위원회를 통해 ‘3개년 경제발전계획 시안’을 마련해 ‘한강의 기적’의 청사진을 기초했다.
교육가로서 이승만은 의무교육제를 도입하고 각급 학교를 대거 신설했다. 이로써 1945년에 비해 1950년에는 초등학생 2.6배, 중학생 10배, 고등학생 3.1배, 대학생 12배가 증가해 전후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 ‘교육 기적’의 기초를 놓았다.
유 교수는 “이 대통령을 역사의 저울 위에 올려놓고 평가할 때 독재정치와 그에 의해 파생된 갖가지 폐단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과오’와 ‘죄악’ 못지않게 그의 객관적 업적까지 감안한 총체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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