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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5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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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초당적 외교의 중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나 이처럼 의원외교단체 구성이 늦어지면서 정당 채널을 통한 ‘물밑 외교’는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가 상대 국가와 외교협의회 또는 친선협회를 구성해 공식적인 의원외교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81개국. 일본과는 독립법인체인 한일의원연맹,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과는 의원외교협의회, 브라질 싱가포르 등 76개국과는 의원친선협회를 서로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일의원연맹을 제외한 80개 의원외교단체는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의원연맹의 경우도 여야가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일본측에 우리측 명단을 제시해야 하는 시한인 7월 중순에야 간신히 구성됐다. 이에 따라 상대국 의회와의 교류 등을 위해 확보해둔 의원외교 예산 30여억원도 대부분 잠자고 있다.
의원외교단체 구성이 늦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한미, 한중, 한-러, 한-유럽 의원외교협의회 등 주요 단체 회장을 어느 당이 차지하느냐를 둘러싼 자리싸움 때문. 7월에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원내대표,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등이 모여 회장 배분문제를 양당에 일임했으나 아직까지 주요 단체 회장자리를 둘러싼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의원외교는 정부간 외교가 벽에 부닥쳤을 경우 정계 실력자간 또는 평소 쌓아둔 인맥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만들고 소리 없이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았을 때도 의회 차원의 막후외교를 통해 우리측 사정을 미국 의회 지도자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던 ‘의원외교 부재’가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사무처 이병길(李秉吉) 국제국장은 “다양한 의원외교 채널을 확보해 놓으면 그 나라 정권이 바뀌었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17대 국회 의원외교단체 현황 | |||
| 의원외교단체 | 2003년 주요 활동 | 17대 국회소속의원 정원 | 현황 |
| 한일의원연맹 | 한일의원 합동 세미나 등 | 180명 | 7월15일 구성, 회장 문희상 의원 |
| 한미의원외교협의회 | 한미일 의원 합동회의 | 50명 | 구성 못함 |
| 한중의원외교협의회 | 베이징 선양 방문 및 세미나 | 30명 | 구성 못함 |
| 한-러의원외교협의회 | 북핵관련 국회대표단 러시아 방문 등 주선 | 30명 | 구성 못함 |
| 한-유럽의원외교협의회 | 벨기에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 각국 교환방문 | 30명 | 구성 못함 |
| 76개 의원친선협회 | 일부 국가 교환방문 및 현안 세미나 등 | 7명씩 | 76개 모두 구성 못함 |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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