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파행 대치 심화]“李총리는 무소불위 권력 한명회 연상”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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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파행국회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의 물밑 접촉을 통한 대치정국 타개를 모색 중이다.-연합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파행국회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의 물밑 접촉을 통한 대치정국 타개를 모색 중이다.-연합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막말 발언을 둘러싼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비난공세 속에서도 국회정상화 방안을 물밑에서 모색하는 분위기다.

▽여, “강경기류 속 돌파구 모색”=열린우리당 의원들은 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한나라당에 국회정상화를 압박하는 제스처였다.

여권은 한나라당이 정부와 여당에 대한 ‘좌파 공세’를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조금씩 누그러지는 듯하다. ‘4대 법안 처리’ 등 정기국회의 핵심 현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야당과의 타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주 중반까지 강경기조를 유지하되 한나라당과의 물밑협상을 통해 국회를 정상화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1일 박근혜 대표(오른쪽) 주재로 상임운영위원회의를 열고 이해찬 국무총리의 막말 발언에 대한 강경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한나라당에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고 있다.-서영수기자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 파행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정책을 챙기고 민생개혁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한 측근도 이날 “이번 주 중에는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임중앙위원회가 3일부터 실시하려 했던 ‘4대 개혁입법 결의대회’ 개최를 보류한 것도 한나라당과의 물밑협상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야, “강경기조 어떻게 끌고 가나”=한나라당은 1일 이 총리를 정조준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파행을 막으려 총리에게 사과 기회를 두 번이나 줬는데도 사과가 없었다”며 “이젠 대통령의 조치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여당의 한나라당 선(先) 사과 요구에 “이 총리가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큰 사고를 냈는데도 마치 쌍방과실인 양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의원총회를 겸해 열린 이 총리의 국정 농단 보고회는 이 총리 성토장이었다.

박재완(朴宰完) 의원은 이 총리의 ‘동아, 조선일보는 내 손안에 있다’는 발언에 대해 “이 발언은 계유정난의 일등공신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다가 결국 부관참시된 한명회를 연상케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이어 “동아일보가 김주열 열사의 시체를 공개한 것은 ‘3·15 마산의거’의 기폭제가 됐고, 유신시절 백지광고로 탄압을 받았다”며 “정부에 대해 야속할 정도로 쓴소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소장개혁파인 박형준(朴亨埈) 의원도 “동아, 조선일보는 어려운 시절 민주화 운동의 간접적 후원자 역할을 했다”고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겨냥한 친노(親盧) 누리꾼(네티즌)의 공세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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