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의 '사랑하는 사람도 알고보면 간첩이다' 全文

  • 입력 2004년 9월 10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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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목) 맑음

10만 당원확대운동 선포식이 개최되다.

민주노동당 현 지도부의 임기가 끝나는 2006년 2월까지 10만 당원확대운동을 벌이겠다는 목표는 시의적절하고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오늘 조흥은행 노동자 700여명의 집단입당이나, 1인 1당원 확대운동, 릴레이 입당운동 등 다양한 절차와 방법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10만 당원확대운동이 10만명을 채우는 행정사업으로 전락한다면 당원확대운동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다.

당원확대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것은 노동조합도 없는 직장에서 일하는 89%의 노동자들이다. 민주노동당은 그 무엇보다도 민주노총도, 한국노총도 없고 단체협약도 파업경력도 없이, 노동 3권은 <책 속의 권리>에 불과한 직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동자들의 당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들 속으로 들어가고 이들에게 당을 설명하고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여론으로부터 고립된 듯한 배경에는 정권과 자본의 공세도 있지만 민주노총의 이해와 이들 89%의 이해가 일치한다는 것을 설득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민주노동당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동시에 당원확대가 몸집불리기만을 위한 타성적인 운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의 중심적인 정치활동과 절대적으로 연관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빈곤과의 전쟁>을 제안한 장석준동지의 주장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빈곤과의 전쟁>이 현 시기 당이 제기할 정치담론으로서 과연 정답인가는 토론의 여지가 있지만 지금 민주노동당의 활동이 보여주는 결여된 치명적인 결함은 <정치담론의 부재>라는 지적과 <정치담론을 중심으로 당의 모든 실천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전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과 생사를 같이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 나라의 역사가 정도를 걸어왔다면 1972년 10월 국회를 불법적으로 해산하고 무력으로 헌법의 기능을 정지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로서 형법상 내란죄로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해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박근혜대표가 제 1 야당의 당 대표를 맡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무는 북 고(鼓)에 춤 무(舞)이다. 북을 쳐서 춤을 추게 한다는 뜻으로 격려하여 힘이 나게 한다는 말이다. 격려할 때 북을 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선수들을 고무할 때 <우레와 같은 박수>도 있는 것이다.

한 인간의 신념과 신앙 및 철학을 처벌한 것은 역사의 법정에서 모두 <야만>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누구를 칭찬하고 격려한다고 해서, 찬양하고 고무한다고 해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박수를 친다고 해서 이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 역시 <야만>이다.

중국공산당 모택동주석의 28번째 기일이다.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가 과거사 공방을 위해 최근 펴낸 연구자료에는 모택동으로부터 모진 탄압을 받았으면서도 <모택동의 공은 7이고 과는 3이다>며 과거사를 포용한 등소평의 사례를 찬양하고 있다.

15년 전 그 당이 집권했을 당시라면 이처럼 공산주의자 등소평을 고무, 찬양한 여의도 연구소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이적단체로 처벌되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담벼락에 어린아이 키만 한 붉은 글씨로 <사랑하는 사람도 알고 보면 간첩이다>고 써 놓았던 사람들이 마지막 비명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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