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현안점검회의에 앞서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들 사이에 오간 발언 내용을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이 그대로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제1야당 국회의원들이 직접 연극에 출연해 국가원수를 몰상식한 비속어와 욕설로 모독한 것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동안 국민 앞에서 미소만 보여 주던 박 대표가 국가원수를 비난하는 자기 당 의원들의 연극을 보면서 웃고 박수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박 대표에게 화살을 겨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회의를 열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광기”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한나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연극은 연극으로 봐야 하는데 여권이 과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연극에 비속어가 등장한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면서도 “여권이 비속어만을 문제 삼아 연극 내용을 거론할수록 국민은 연극에 나온 정권의 실정(失政)을 더욱 곱씹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두 달째 이어지는 두 당의 저질 정치 공방에 국민은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라며 “상대에 대한 저질 비판과 정치 공방으로 잃는 것은 민생과 경제회복이고 얻는 것은 정치혐오일 뿐임을 명심하라”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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