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대책]‘재경부 마피아 책임론’ 舌戰

  • 입력 2004년 8월 30일 19시 05분


재정경제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 대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재경부의 역할에 대해 설전(舌戰)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설전의 당사자는 이날 토론자로 나선 권영준(權泳俊·경희대 교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과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

권 위원장은 먼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집중 성토하며 ‘실패한 정책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모피아(MOFIA·재경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를 한국 경제의 문제점 가운데 한 가지로 지목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정책은 재경부의 막강한 권력에 의해 이뤄지지만 실패한 정책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며 “과거 외환위기, 카드대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부동산정책의 실패 등을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머리 좋기로 유명한 재경부 관료들이 경제회복 대책으로 골프장 200∼300개를 허가해주기로 한 데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국토 면적 대비 골프장 면적이 우리나라는 0.2%나 되는 데 비해 일본은 0.0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주최측에 예정에 없던 반론권을 요청한 뒤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김 차관은 우선 “정부가 발표한 경기회복 대책 20여개 가운데 골프장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이를 경기회복 정책의 전부인 양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김 차관은 또 “국토에서 차지하는 골프장 면적도 일본이 0.6%로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책임지지 않는 모피아’ 주장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잘하라는 얘기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받아쳤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