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당의 주인은 우리…쪼갤 생각 없다”

  • 입력 2004년 8월 30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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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당의 주인은 우리(비주류)”라며 “당을 쪼갤 생각이 없다”고 박근혜 대표의 탈당 촉구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표가 하루 전 열린 연찬회에서 자신을 비난한 일부 비주류 세력에 대해 자진 탈당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우리야 당에 입당한지 11년째가 되는 사람들이고 박 대표는 저희 보다 훨씬 늦게 들어와서 도중에 탈당을 했다가 다시 복귀한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난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보고 당을 나가라고 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씀이었다”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탈당’ 발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과거사 문제, 특히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의 재원을 가지고 본인이 그렇게 거액의 돈을 받을 하등의 명분도 없고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 모두 저와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정수장학회를 포함한 과거사 문제는) 박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당대표가 잘못될 경우에는 바로 당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고 우리도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자구 차원에서라도 이런 직언을 공개적으로 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는 말로 비주류의 문제제기가 결코 ‘대표 흔들기’가 아님을 강조 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 의원극단 ‘여의도’의 ‘환생경제’ 연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비하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려운 점을 걱정하는 풍자극이었고 현장에서는 그런 느낌을 크게 못받았다”고 부인했다.

한편 29일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은 “박 대표는 왜 친일문제만 나오면 쉬쉬하느냐”며 비판을 제기했다. 박계동 의원도 정수장학회의 국가 반납을 요구하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한 분은 내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으나 결국 탈당을 안했다. 남아라면 정정당당하게 자기가 한 말을 지키고 비판을 해야 한다”며 이 의원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박 대표는 또 “정수장학회 문제는 법정에서 잘잘못이 가려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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