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중국 “고구려문제는 한국탓 촉발” 주장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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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외교통상부 차관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부부장은 23일 오전 1시간 반, 오후 4시간 등 총 5시간반 동안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우 부부장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는) 한국측이 동북지방의 영토와 국경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촉발된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펴 최 차관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한국의 학계와 정계에서 ‘중국의 동북지방 회복’을 주장해왔고 일부 정부 관련기관 발행 자료엔 ‘만주(滿洲) 진입’ ‘만주 진주’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도 역사 문제의 정치화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는 것.

이에 한국측은 “고구려사 파문이 확산된 것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고구려사’ 삭제 같은 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 내 학계 주장과 중국 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를 동일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심지어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역사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려 했다’고 기술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한국측은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 뭘 약속하라는 것이냐”고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치열한 공방 속에서 양국 대표단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중국측은 우 부부장의 극비 방한이 한국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그렇게 비공개를 강력히 요청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한때 방문 자체를 백지화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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