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무산…北,탈북자 집단입국 반발

  • 입력 2004년 8월 3일 18시 31분


코멘트
3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15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에 있던 탈북자 468명의 집단 한국행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반발로 무산됐다.

김홍재(金弘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회담이 제 날짜에 못 열려 유감스럽다”며 “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남북간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입장인 만큼 장관급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북측에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26, 29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회담일정 협의를 요청했으나 북측은 “상부로부터 지시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정부는 북한의 회담 거부가 최근 탈북자들의 집단 한국행에 대한 반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베트남이 미국과 남조선 당국자의 우리 주민 유인 납치 행위에 가담했다는 충분한 자료가 있다”며 “베트남이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국가간의 초보적인 의리와 도덕마저 저버리는 행동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집단으로 한국에 온 탈북자들의 한국 입국 경로가 베트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북한이 베트남의 ‘이해관계’를 언급한 것은 한국 정부가 최근 대북지원용 쌀 10만t을 베트남에서 구입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에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경유한 국가를 해당국과의 외교적 신뢰 및 협조를 유지하기 위해 발표하지 않았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