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청문회]“金씨 피랍 문의한 AP기자 총3명”

  • 입력 2004년 7월 30일 18시 44분


코멘트
AP통신 서울지국 서수경 기자(왼쪽)는 30일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김선일씨 피랍 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한 AP통신 기자는 1명이 아니라 3명이었다고 밝혔다.- 김경제기자
AP통신 서울지국 서수경 기자(왼쪽)는 30일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김선일씨 피랍 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한 AP통신 기자는 1명이 아니라 3명이었다고 밝혔다.- 김경제기자
지난달 초 김선일씨 피랍 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한 AP통신 기자는 1명이 아닌 3명인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들 기자로부터 문의를 받은 외교부 직원이 현재 알려진 정우진 외무관 외에 더 있을 가능성도 있어 외교부가 통화사실을 은폐했거나 AP통신과 사전조율을 한 게 아니냐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에 한인 피랍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진 AP통신 서수경 기자는 이날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나 외에도 회사 동료인 최상훈 이수정 기자도 외교부에 피랍 여부를 문의했다”며 “최 기자가 문의할 때 김선일을 직접 언급했다”고 공개했다.

서 기자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정 외무관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서 기자와 3차례 통화했지만 최 기자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6월 3일 AP통신측에서 외교부에 걸려온 전화는 공보관실 소속의 정 외무관과의 301초 통화와 부대변인실 비서에게 걸려온 10초의 통화, 북핵기획단 대표전화, 여권과 자동응답전화로 걸려온 통화 등 모두 4통화”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T 등 전화회사의 통화기록으로 볼 때 김씨 피랍 여부를 묻는 내용일 것으로 추정되는 통화는 정 외무관과의 통화이며 나머지 세 통화는 김씨 피랍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AP통신은 감사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외교부 공보관실 등에 3차례에 걸쳐 김씨 실종사실을 문의했다”고 말했으나 서 기자 외에 문의전화를 한 기자가 더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은 “정부가 추가파병한다고 공표했을 때 김씨 석방을 돕고 있던 이라크인 변호사는 ‘무장단체에서 김씨를 죽이겠다’고 한다며 화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어려우면) 현지 대사관 차원만이라도 연기를 고려하겠다는 코멘트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해 정부의 추가파병 재확인 표명이 김씨의 구출에 걸림돌이었음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또 자신의 구명 노력이 미흡했다는 감사원의 조사 결과에 대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감사원의 조사 결과가 불만스럽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팔루자에서 무장단체와 협상을 벌인 변호사 등 자사 직원 2명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증인으로 채택된 서 기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국조특위는 이에 따라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입법조사관을 AP통신 서울지국으로 보냈고 서 기자는 이날 오후 변호사와 함께 청문회장에 나타났다.

서 기자가 청문회에서 “최 기자도 외교부에 피랍사실을 문의했다”고 밝히자 특위는 청문회장에 있던 최 기자와 AP 서울지국장에 대해 참고인 증언을 현장에서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