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러시아 女기자 "김정일위원장 대단한 춤 실력"

  • 입력 2004년 6월 22일 00시 18분


올가 말리체바 기자
올가 말리체바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라고 대답했다.”

2002년 2월 평양을 방문해 만찬석상에서 김 위원장과 왈츠를 추고 단독 인터뷰했던 러시아 여기자 올가 말리체바(47)가 최근 ‘김정일과 왈츠를’이란 책을 펴냈다.

극동 연해주에서 활동하는 사진기자인 그는 2002년 8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 당시 4박5일 동안 함께 기차를 타고 취재했으며 2002년 이후 세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책의 주요 내용.

만찬석상에서 김 위원장이 갑작스레 내 손에 입맞추면서 왈츠를 함께 추자고 제의해 깜짝 놀랐다. 김 위원장은 수준급의 춤 실력을 갖고 있었고 파트너가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5분만 인터뷰를 하게 해 달라고 요청해 3가지 질문을 던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 인터뷰한 러시아 여기자 올가 말리체바가 펴낸 책 ‘김정일과 왈츠를’의 표지.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미소”라고 말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다.

그는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 주는 매력적인 인터뷰 대상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섹시함보다 다정한 느낌을 주는 남자였다.

김 위원장은 나를 다시 만날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반가워했다. 김 위원장의 기억력은 비상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경제 분야. 일반인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가 또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수력발전소나 항구 같은 사회기반시설부터 보기를 원할 것이다.

기차로 러시아를 방문한 이유를 묻자 그는 “비행기를 타면 외교관과 정치인밖에 만날 수 없지만 기차 여행을 하면 온갖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같은 큰 나라를 방문하면서 모스크바 등 대도시만 보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러시아를 장기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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