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논란]靑 “언론이 한쪽으로 몰아가”

  • 입력 2004년 6월 2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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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0일 수도 이전에 대한 야당의 입장 번복과 언론의 보도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병완(李炳浣·사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집을 보면 ‘행정수도 이전의 강력한 이행과 추진’을 공약했다. 처음에 이것을 보고 열린우리당의 공약집인지 착각할 정도였다”고 비꼬았다. 또 “지난해 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 것을 과거 당 지도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정말 줏대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1978년 박 전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은근히 겨냥한 것이었다.

청와대측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의 인구 증가를 그대로 두면 사람이 살지 못할 도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임시수도는 인구 50만∼100만명의 도시로, 서울에서 2시간 내에 오갈 수 있는 거리여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당시 회견 내용은 한 정치평론 사이트(www.liveis.com) 에 육성 녹음이 올려져 있다.

이 수석비서관은 언론을 향해서도 “1990년 이후 언론보도 내용을 찾아보니, 수도권 문제를 시리즈로 다루면서 ‘서울은 지옥, 수도권 대폭발 직전’하면서 행정수도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보도는 너무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수석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회견 중 “국가 안보상 (서울이) 휴전선에 너무 근접돼 있다. 우리는 지금 750만 인구가, 수도 인구가 적의 지상 포화 사정거리 내에 살고 있다. 이것도 역시 임시수도 이동에 대한 중요한 필요성의 하나”라고 말한 부분은 생략한 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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