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李炳浣·사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집을 보면 ‘행정수도 이전의 강력한 이행과 추진’을 공약했다. 처음에 이것을 보고 열린우리당의 공약집인지 착각할 정도였다”고 비꼬았다. 또 “지난해 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 것을 과거 당 지도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정말 줏대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1978년 박 전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은근히 겨냥한 것이었다.
청와대측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의 인구 증가를 그대로 두면 사람이 살지 못할 도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임시수도는 인구 50만∼100만명의 도시로, 서울에서 2시간 내에 오갈 수 있는 거리여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당시 회견 내용은 한 정치평론 사이트(www.liveis.com) 에 육성 녹음이 올려져 있다.
이 수석비서관은 언론을 향해서도 “1990년 이후 언론보도 내용을 찾아보니, 수도권 문제를 시리즈로 다루면서 ‘서울은 지옥, 수도권 대폭발 직전’하면서 행정수도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보도는 너무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수석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회견 중 “국가 안보상 (서울이) 휴전선에 너무 근접돼 있다. 우리는 지금 750만 인구가, 수도 인구가 적의 지상 포화 사정거리 내에 살고 있다. 이것도 역시 임시수도 이동에 대한 중요한 필요성의 하나”라고 말한 부분은 생략한 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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