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방송, 통일연대 방송중단 요구에 발끈

  • 입력 2004년 6월 1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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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장기수 가족들이 참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탈북자로 구성된 인터넷 라디오 ‘자유북한방송’ 관계자들이 11일 이 방송의 활동 문제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이하 통일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자유북한방송’이 입주한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을 비방하는 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통일연대측은 회견에서 “남북장성급회담을 통해 상호 비방을 중단키로 하는 등 남북간 화해협력 무드가 고조되고 있는데도 자유북한방송은 이에 역행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상렬 상임대표 등 통일연대 회원 20여명이 회견문을 낭독하자, 이 방송의 김성민 대표 등이 건물에서 나와 “북한의 현실을 방송하는 것을 비방이라고 하면 북한 독재정권에 동조하자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에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자유북한방송과 탈북자동지회는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통일연대는 중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을 만나 자유북한방송의 내용이 틀렸는지 확인해 보라”며 “(통일연대는) 북한의 실상을 파악할 안목도 없고, 비판할 용기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도 성명에서 “통일연대는 자유북한방송이 북한의 어떤 점을 왜곡해 비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방송은 탈북자를 중심으로 올 4월 말 설립된 뒤 하루 1시간 북한의 정치 및 경제실상, 탈북자 동향 등을 보도해 왔다.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이 방송을 중단시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남측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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