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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5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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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개각 문제와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25일 당선자회의에서 "개각을 둘러싸고 정부 안에 혼란이 오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갈등 조짐이 보이는 것은 거슬러 올라가면 노무현 대통령이 파행을 불러일으킨 것이다"고 말했다.
천 의원단대표는 이어 "탄핵 이후 국정 2기를 꾸려가면서 왜 그렇게 조급하게 무리수를 두는지 안타깝다"며 "지금은 개각해야 할 국면도 아닌데,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민노당이 당 정체성이나 정책 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을 비난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대통령을 직접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치싸움을 하지 않겠다던 민노당의 이 같은 정치 강공은 최근 '제3당'으로서 기대한 위상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이러다간 정책 문제에서도 파트너 대접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릴 왕따시키지 말아달라"던 천 의원단대표의 당부가 개각 문제를 고리 삼아 "이래도 왕따시킬 것이냐"는 압박으로 옮아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민노당은 최근 천 의원단대표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방문해 이라크 파병 철회와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 등 당의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호의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정도 지지부진하고, 당력을 쏟고 있는 대우종합기계의 우리사주조합 인수도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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