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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6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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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 28 체포영장이 발부된 날로부터 오늘까지 지구당 사무실에 머물며 검찰의 영장집행을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저에게 영장을 제시한 일이 없습니다. 저의 지지자들이 저와 함께 지구당 사무실에 머물며 농성을 하고 있어 영장을 집행할 경우 물리적 충돌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물론 저의 지지자들은 작년의 월드컵휘장사건에 이어 또다시 한나라당 자금수수사건을 만들어 정치생명을 끊으려는 이 정권의 치졸한 정치보복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진술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일방의 거짓진술만 가지고 정치생명을 살해한 검찰이 사건을 법원에 넘겨 진실을 가리자는 저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고 기어이 강제구인하려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2주일이 넘는 긴 시간동안 수많은 지지자와 시민들이 전국으로부터 지구당 사무실을 찾아와 저를 지키며 이 정권과 검찰의 횡포에 항의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분들 모두는 정치투쟁과는 거리가 먼 너무나 순수한 우리의 이웃들입니다. 낮에는 밭에 나가 일하고 밤에는 이곳을 찾아 밤을 지새우시는 어른들이 대부분입니다. 검찰이 막강한 공권력을 앞세워 영장을 집행하려 한다면 순식간에 저를 강제로 연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영장집행을 미룬 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우리들의 항의와 절규는 충분히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믿습니다. 이제는 하루 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지자들에게 오늘로서 오랫동안 계속된 항의농성을 풀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검찰의 강제구인을 조용히 기다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저는 일관되게 치졸한 정치보복과 검찰의 횡포에 맞서 제 발로 검찰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강제로 끌려가더라도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관철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 정권과 검찰이 저의 정치생명을 짓밟은 데 대한 정당한 항의이며, 또한 우리 헌법이 국민의 한 사람인 저에게 부여한 신성한 권리의 행사이지, 그 어떤 법적 또는 도덕적 의무의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 전개될 법정투쟁에서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반드시 저의 결백을 밝혀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 대하여 갖고 계셨던 불신과 오해 그리고 걱정을 모두 씻어드릴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하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저의 정치적 꿈이자 목표입니다. 저는 이를 위하여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신장시켜야 하며, 경제번영을 통해 물질적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믿음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저의 믿음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신적 가치는 빈곤해지고, 물질적 기초는 붕괴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희망을 잃고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모두 다 시대를 역행하는 낡은 이념과 포퓰리즘이 몰고 온 재앙입니다. 저에 대해 자행되는 보복도 그 일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투쟁은 이 사건에서 저의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저의 모든 역량을 다 바쳐 낡은 이념과 포퓰리즘을 선동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나가려 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더 이상 불행해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으려 합니다. 뜻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행동으로 싸워나갈 것을 다짐 드립니다.
긴 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는 이 힘든 투쟁의 대열에 몸과 마음으로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 좋은 글들을 올리며 격려해주신 네티즌 여러분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 오랫동안 계속된 지지자들의 농성투쟁으로 본의 아니게 고통을 드린 이웃 주민 여러분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2004. 5. 16
이 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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