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주선회 재판관 “소수의견 죽을때까지 말못해”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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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과 기각이 몇 대 몇인지는 죽을 때까지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주심인 주선회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14일 선고를 한 뒤 “평가는 역사의 몫”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또 “두 달간의 탄핵심리 기간 중 (재판관) 각자의 생각이 정리됐기 때문에 주문을 정리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았는데 소수의견을 결정문에 공개할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후 5시반경 헌재 청사를 나선 주 재판관은 “각하 의견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이를 말하면 이것이 탄핵 사유가 될 것이다. 내가 탄핵되면 기자들이 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낸 주 재판관은 1997년 제5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간부 전원에게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구성죄를 적용해 한총련 해체 작업을 주도했다.

주 재판관은 2000년 법무연수원장직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가 2001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헌재 재판관이 됐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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