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먼 공무원들… 서울대공원 입장권 복제 4년간 3억횡령

  • 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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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입장권 수만장을 불법으로 복제해 판매함으로써 4년간 수억원을 횡령한 서울시 공무원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1일 서울대공원 공원운영팀 정모씨(38·여·기능직 8급), 김모씨(35·여·기능직 8급)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오모씨(34·여·기능직 8급)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전 공원운영팀 강모씨(43·현 서울시 의회사무국 7급)를 유가증권 위조 행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달아난 강씨는 서울대공원 입장권을 관리하는 공원운영팀에서 근무하면서 성인 입장권의 인쇄용 필름 원판을 빼돌려 인쇄소에서 입장권을 대량 불법 복제한 뒤 매표소 직원인 정씨 등에게 1주일에 1000∼1500장씩 나눠주고 판매토록 했다는 것. 이들은 판매대금을 50%씩 나눠 가졌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또 당시 빼돌린 입장권 인쇄용 필름을 이용해 서울시로 자리를 옮긴 199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만장의 입장권을 불법 인쇄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공원 성인 입장권은 지난해 6월까지 1500원이었으나 현재는 3000원이다.

경찰은 “이들은 주로 봄과 가을 성수기 주말을 이용해 정상 입장권과 함께 불법 입장권을 판매했다”며 “대공원측은 입장권 영수증을 일주일 단위로 보관토록 한 규정을 무시하고 매일 폐기하는 바람에 비리를 키운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외에 입장권 비리에 가담한 공무원이 더 있는지를 캐고 있다. 또 강씨를 붙잡으면 불법 인쇄의 규모와 윗선의 개입 여부 등 범행 전모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강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서울시 환경국 산하 사업소로 직원들은 서울시 공무원이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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