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대행 “행정은 낚시와 같아…타이밍 중요”

  • 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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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낚시와 같다.”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물고기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손에 넣을 수 없듯 아무리 좋은 행정 목표라도 타이밍을 못 맞추면 성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12일 전했다.

고 대행은 “행정이나 낚시나 적기(適期)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미리 ‘워치(watch·경계)’를 하고 있어야 하고 걸려든 물고기를 낚아챌 때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그는 말했다.

고 대행은 또 “일단 낚싯바늘에 꿰인 물고기라도 이를 구체적 성과물로 획득하려면 적절한 텐션(tension·긴장관계)이 유지돼야 한다. 너무 느슨하거나 조급하게 끌어당기다가는 빠져나가기 십상이고 궤도에 오른 듯했던 사업도 도로(徒勞)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고 대행은 “따라서 낚시꾼과 물고기 사이에는 항상 적절한 유연성과 긴장감이 동시에 유지돼야 한다”며 “나도 언젠가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밥을 먹으러 갔다 왔더니 물고기가 마구 헤집고 돌아다닌 듯 줄만 엉켜버린 적이 있다. 긴장 유지에 실패한 셈이다”라고 경험담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고 대행이 이라크 추가파병, 경제회복, 각종 개혁방안 등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 원칙을 강조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골프를 하지 않는 고 대행은 낚시를 좋아해 1년에 한두 차례는 낚싯대를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문제가 매듭지어지는 대로 ‘일반시민’으로 돌아가 제주 근해에서 낚시를 하며 소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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