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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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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7일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대릴 플렁크 아시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의 방문을 받고 이렇게 말을 건넸다.
이날 한미 및 북-미관계, 한국 정치의 변화 등을 주제로 1시간반 동안 진행된 두 사람간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렸다.
플렁크씨는 먼저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중요한 것은 ‘3김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노 총장은 “한국 사회가 왼쪽으로 많이 갔다는 뉴욕 타임스의 분석 기사가 있었는데, 여기에 동의한다”면서도 “아직도 한국 사회는 좀 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 (총선 결과는) 큰 냉탕에 따뜻한 물 한 바가지 넣은 데 불과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플렁크씨가 “한국 국회의원이 70% 정도 물갈이됐는데 미국에선 은퇴나 사임하지 않는 경우 새로운 얼굴을 보기 어렵다”고 말하자, 노 총장은 “그렇다면 한미관계도 70%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노 총장은 “한국 내에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과 미군 철수 등 미국에 대한 시각이 예전과 다르다”며 “헤리티지재단도 한국민의 변화를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플렁크씨는 “미군이 이유 없이 한반도에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SOFA나 상호교역이 완전히 공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불공정한 것만은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미국은 현실적으로 자국 이익을 위해 나아가고 있고, 그 속에서 한미관계가 공정하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총장은 “미국은 북한을 위협세력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북한은 오히려 미국을 더 큰 위협세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2000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김영성 참사관이 ‘조-미(朝-美) 코뮈니케’가 만들어진 것을 보고 ‘이제 살았다’고 하더라”며 방북 경험을 소개했다.
플렁크씨는 “북한 문제는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고 피해가면서 “재단이 보수적이긴 하지만 수구는 아니니 서로 계속적인 관계를 갖고 교감하자”고 제의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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