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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6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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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 “귀한 분들이 오셨구먼”이라며 반갑게 이들을 맞은 뒤 “참으로 힘이 생겼으니까 민족과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가 “가르침을 달라”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앞으로가 중요한 고비다. 미국 대선이 끝나면 누가 당선되든 한반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미국과) 협력하면서 주도권을 놓치지 말라”고 주문했다.
남북국회회담추진위원장인 배기선(裵基善) 의원이 국회회담 추진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김 전 대통령은 “북쪽에서도 호응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이어 조선시대 말기의 국제 정세를 거론하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 4대국 외교다. 외교는 아무리 마음이 맞지 않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이해가 배치된다면 거리를 두고 가야 한다. 4대국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리고 유럽연합(EU) 외교도 잘해야 한다”며 외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일본 극우단체의 독도 상륙 기도와 관련해 “다행히 배가 돌아갔지만 하루로 끝날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이슈로 등장할 수 있다. 일본 극우세력에 빌미를 줘선 안 된다”며 “일본의 우경화가 일본 자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면담 도중 그레고어 쇨겐이 지은 ‘빌리 브란트’ 전기를 김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책 표지 뒷장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는 가장 먼저 김대중 대통령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김 대표의 글이 씌어져 있었다.
1시간여에 걸친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방문단의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덕담을 건넸다고 김기만(金基萬) 선임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DJ 방문단에는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문희상(文喜相) 당선자와 이강래(李康來) 의원,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한길 당선자, 행정관 출신 최성(崔星) 당선자가 포함됐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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