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와 여당 인사의 관계는…對정동영 친밀-對김근태 존중

  • 입력 2004년 5월 5일 18시 47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내 핵심 인사들간의 관계가 다양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특히 당내 차기주자군의 입각설이 나오면서 노 대통령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전달되자 당내 인사들이 노 대통령의 의중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우선 관심 대상은 노 대통령과 당의 수장인 정동영 의장의 관계. 철저히 함구에 부쳐지고 있지만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은 언제든 전화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총선 때는 거의 매일 통화를 했다. 총선 직전 정 의장이 ‘노풍(老風)’을 잠재우기 위해 의장직을 제외한 비례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을 던졌을 때 의장직 사퇴를 말린 것도 노 대통령이었다는 후문이다.

정 의장은 노 대통령의 의지를 최대한 존중하는 스타일이다. 노 대통령도 정 의장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다만 노 대통령 주변에서는 정 의장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노 대통령과 김근태 원내대표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어려워하는 사이다. 여기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 대통령에게 밀렸던 김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다 막차로 노 캠프에 합류했던 앙금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몇 차례 독대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상당히 회복됐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도 사석에서 “노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청와대쪽의 입각 권유에 김 대표가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김혁규 경제특보를 상당히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은 김 특보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부터 ‘경영 마인드’를 유심히 관찰했고, 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 전 비서실장이나 유인태(柳寅泰) 전 정무수석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문 전 실장은 최근 입각문제와 관련된 청와대 기류를 비교적 상세히 전해 주고 있다.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당내 친노(親盧) 그룹의 핵심이지만 비교적 독자적인 관계라는 것이 당내의 분석이다. 개혁의 각론에서 부닥칠 경우는 비판적 입장으로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은 노 대통령에게 강성 개혁주의자로 각인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1일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들과의 청와대 만찬석상에서 노 대통령에게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노 대통령이 아무런 답변 없이 화제를 바꾸어 어색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