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조건 짐싸들고 국회로

  • 입력 2004년 4월 29일 15시 14분


29일 여의도 국회 앞의 당사 건물을 완전히 비우고 국회로 임시 이주한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우리가 1년전부터 중앙당 슬림화 원내정당 디지털정당화를 외쳐왔는데 본의 아니게 '원내정당 1호'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체납 임대료 48억원을 갚지 못해 이날로 기존 당사에서 무작정 철수할 수밖에 없게 된 민주당은 여의도 일대 300평 안팎의 사무실을 구하려 10여곳을 접촉했으나 "정당은 곤란하다"며 손을 내젓는 통에 일단 국회 본관 1층 원내대표실과 원내기획실로 입주하게 된 것.

하지만 국회 사무처 규정상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된 공간이 모두 합쳐 15평에 불과해 6월5일 17대 국회가 개원하면 교섭단체 시절 자리잡은 현 공간마저도 내어주고 '천막당사'라도 구해야 할 판이다.

이에 따라 이정일(李正一)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를 만나 "앞으로 원내정당화가 정치개혁의 큰 방향이니 만큼 개원협상에서 민주당이 모범적인 '원내정당'으로 재출발할 수 있게 도와 달라"며 간청했다. 김 대표도 일단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협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제3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공간 할애 문제 등이 얽혀 최종 결론이 민주당 희망사항대로 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민주당은 여야 협상에서 각 당이 별도의 당사를 쓰지 않고 국회로 들어가는 '대결단'에 합의하지 않는 한 △새 거처를 구해 이전하거나 △현 공간을 우격다짐으로 깔고 앉아 버티거나 △거리로 나앉는 등의 3자 택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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