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대변인, 공무원 정년 연장법 비판 구설

  • 입력 2004년 4월 21일 13시 45분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자기당이 이미 국회에 제출한 법안과 별 차이 없는 열린우리당의 정책을 맹 비난해 자당의 정책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구설수에 올랐다.

전 대변인은 21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공무원 정년 60세 상향조정 방침’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공무원 정년 60세 상향조정은) 겉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전혀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폄하했다.

전 대변인은 “공무원 사회에서 이미 감축은 운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럴 경우(공무원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날 경우) 청년 실업 문제만 악화될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대변인이 비난한 열리우리당의 방안은 한나라당이 이강두 정책위 의장 등의 주도 로 이미 국회에 제출한 ‘국가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의에 참석한 이강두 의장은 전 대변인의 발언이 끝나자 굳은 표정으로 “전 대변인이 열린우리당의 겉과 속이 다른 것을 지적한 모양”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한편 전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 발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전 대변인은 “저희 당에서 입법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집권여당이 구체적인 실천방안 없이 한나라당과 똑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변인은 “정치를 하기 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정년 연장도 좋지만 일률적으로 하는 것 보다는 고용 안정, 복지 등에 먼저 신경을 쓰는 게 순서”라고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또 “공무원의 정년연장은 결국 공무원의 신규채용을 줄여 청년 실업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추세인 작은 정부에도 반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해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공무원 정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임을 드러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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