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한 DJ…한화갑外 동교동계 몰락

  • 입력 2004년 4월 1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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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민주당이 17대 총선에서 몰락에 가까운 참패를 한 데 대해 착잡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정(金漢正) 비서관은 “민주당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만 알아 달라. ‘초상집’에 하실 말씀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그런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당 관계자들은 “DJ는 ‘국내 정치 불개입’ 원칙을 고수해 왔지만,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통해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의 안부를 물으며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주당 참패와 측근이었던 동교동계 의원들의 무더기 탈락으로 DJ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동교동계는 완패했다. 김옥두(金玉斗·전남 장흥-영암) 정균환(鄭均桓·전북 고창-부안) 이협(李協·익산을) 최재승(崔在昇·전북 익산갑) 윤철상(尹鐵相·정읍) 의원 등이 탈락했다. 이윤수(李允洙·경기 성남수정) 의원은 4위, 조재환(趙在煥·서울 강서갑) 의원은 3위로 낙선했다.

동교동계 신파로 통하는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만 살아남았다.

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호남에서 ‘DJ와의 관계’는 당선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더 이상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동교동계는 이런 변화를 외면하다가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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