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4·15총선에 비상한 관심

  • 입력 2004년 4월 15일 16시 47분


AP와 AFP 교도 등 주요 외신들은 4·15 총선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치러졌다고 15일 일제히 타전했다. 외신들은 총선 결과 주요 정당들의 공약에 따라 이라크 파병과 대 북한 정책 등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AP 통신은 4·15 총선이 지난달 탄핵소추된 노 대통령의 장래를 좌우하고 국회 구성을 좀더 진보적으로 바꾸며 이라크전쟁과 대 북한 정책을 놓고 미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직무가 정지된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간주돼 열린우리당이 승리할 경우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되는 동시에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적인 의원들이 국회를 지배하게 된다고 AP는 덧붙였다.

AP 통신은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가장 우려하는 정당이 국회에서 세를 늘려 총선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예민한 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반도 위기가 북한의 공격보다 미국의 도발로 촉발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이번 총선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총선이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와 안정을 희구하는 노년 세대 사이의 대결로 전개됐다고 분석했다. 또 노 대통령 탄핵소추가 북한 핵문제와 고실업, 이라크 파병안 등을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외국투자가들의 경우 북한 공산정권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관점에서 총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도 열린우리당이 승리한다면 1960년 이후 처음으로 개혁성향 의원들이 국회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열린우리당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도통신은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은 상태에서 치러지는 총선은 한국 헌정 사상 처음이라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초점은 탄핵의 시비"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많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노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승리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부결해 대통령이 복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구 퇴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탄핵소추에 대한 반발 심리 덕택에 열린우리당이 초반에는 우세를 보였지만 한나라당이 종반에 추격함에 따라 결과는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이번 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뿌리 깊은 지역 구도가 얼마나 극복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표 취임 후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지지세를 회복해 열린우리당이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오전 한국 총선 투표가 시작된 소식을 전하며 이번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나 대북 정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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